가족이 모두 떠난 노스캐롤라이나의 습지에서 여섯살짜리 소녀 '카야'는 혼자 외로이 살아간다. 홍합을 캐서 팔며 자급자족 하는 법을 깨닫고, 습지의 생물들과 소통하며 외로움을 벼텨낸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마시 걸'이라고 부르며 소녀가 커버리기도 전에 차별과 편견이 무엇인지를 뼛속 깊게 느끼게 한다. 소녀는 한 남자에게 버림 받고 또 다시 겨우 마음을 연 또다른 남자에게도 버림 받는다. 그리고 결국에는, 일급살인죄로 두 손에 수갑이 묶인채 법정에 서기까지 한다.
내가 참 좋아하는 독서 블로거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정말이지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만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 소녀의 성장소설이자, 남녀 관계를 다룬 로맨스 소설이고, 또 동시에 누가 범인인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추리소설이자 법정 스릴러 소설이다.
처음 들어보는 '델리아 오언스'라는 작가의 작품이라 의문 반 설렘 반으로 첫장을 펼쳤는데 그 순간 습지에서 마치 '카야'라는 이 소녀의 일거수 일투족으로 쳐다보고 있는 것처럼 소설 속으로 빠져 들었다. 첫 장은 '1952년'이라는 연도의 표시로 시작되는데, 순간 눈을 의심했다. 지금까지 1930년대를 그렸던 <앵무새 죽이기> 이후 이 시대 배경의 소설은 낯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소설은 '카야'가 성장하는 현재와 살인사건이 일어난 미래를 수시로 교차하며 진행되는데 이 점이 작품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높게 만들었다.
습지의 야생동물에 대한 묘사가 작품 속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델리아 오언스'가 동물학자라는 점에서 그 의문이 풀렸다. 이렇게 아름답게 쓰여지는 습지가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인터넷을 켜고 '노스캐롤라이나 습지'를 검색해볼 정도였다.
마지막 뜻하지 않은 반전은 이 소설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이 책의 첫장을 편 순간부터 단 한번도 지루한 틈이 없이 작품의 내용에 푹 빠진채로 마지막장을 덮었다. 그 어떠한 추리소설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그 어떠한 로맨스 소설보다 가슴이 아렸다. '카야'라는 소녀의 외로움이 너무나 크게 마음속 깊숙히 전달되어 감정의 소모가 일부 있지만, 이 또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작품성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보인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74394249?Acode=101
'읽는멋 > 서평v'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大추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 (0) | 2020.06.08 |
---|---|
중국소설 TOP of TOP 무증거범죄/쯔진천 ★★★★ (0) | 2020.06.03 |
기욤뮈소 / 브루클린의 소녀 ☆☆☆☆ (0) | 2020.05.21 |
[리뷰] 베이징대 처세수업 (0) | 2019.04.02 |
[리뷰] 당신의 비즈니스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깨진 유리창 법칙> (0) | 2019.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