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외국소설을 더 많이 읽는다.
추리소설을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국소설을 더 찾게 되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외국소설이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상상의 그림을 그리는 데에 더 최적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감과 정서적 교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외국소설보다 한국소설이 단언코 적합할 수 밖에 없다.
근래에 읽었던 한국 소설 중
마음을 치유해는 것 이상으로 재미까지 선사해주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세가지 작품을 추려봤다.
BEST 3위) 살인자의 기억법 by. 김영하
김영하 작가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하면서 그의 최근
작품인 <살인자의 기억법>이 더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설경구, 김남길, 설현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까지
개봉을 하여 소설의 인기가 더욱더 올라갔다.
나는 이 작품을 이북으로 접하였는데, 솔직히 말해서
작품이 다 끝난 줄을 '마지막 페이지입니다'라는
경고메시지를 보고 알게되었다. 손에 들고 페이지를
넘기지 않다 보니 내가 소설의 어느 부분까지
왔는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김영하 작가의 특유의 거친 필체가 느껴진다.
짤막하고 딱 딱 끊어지는데 굉장히 거칠다.
그런 거친 글자 속에서 상상 속의 장면이 휙 바뀐다.
그래서 더 스릴감 넘친다.
이 소설을 읽고 느끼는 점은 각각 다를 것이다.
그래서 더 입소문을 타게 되고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BEST 2위) 82년생 김지영 by. 조남주
2017년 가장 관심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 아닌 가 싶다.
이 소설이 출간되고 SBS에서 같은 제목으로 다큐멘터리까지
나왔으니 말이다. 이 소설은 조남주 작가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의 인생을 그녀의 경험을 밑바탕하여
소설화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더 힘든 점은 그것이 당연시 된다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참 여러번 느꼈다. 여자인 나 조차도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당연한 것이고
사회의 일부분이라고 넘겼던 수많은 사건들이
사실은 '여자니까'에서 출발된 선입견과 차별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본 여자들은 하나같이 외친다.
이 소설은 여자들이 읽어야할 필독서가 아닌
남자들이 꼭 읽어야할 책이라고 말이다.
실제로 남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감할까? 아니면 나름의 변명과 사회의 탓을 할까?
이분법적 피하고 싶고, 편가르기는 더더욱 하고 싶지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내가 살아갈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나의 인생
또한 꼭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큰 갈등이나 에피소드가 없는데 흥미진진하고 술술 읽힌다.
마치 앉아서 책만 읽어라 하는 마법에 걸린 것 처럼 말이다.
BEST 1위) 모순 by. 양귀자
<82년생 김지영>의 오리지널 버전이라는 생각이 든
작품이다. 실제로 90년대에 출간하였지만
2013년에 다시한번 출간되며 사람들의 인기를 다시금
얻었다.
모순은 한 20대 여성의 독백으로 시작하여 독백으로
끝나는데 그녀의 삶을 둘러싼 모든 것이 모순이다.
결혼을 참 잘한 이모와 도박, 술에 빠져 집을 나간
남편을 둔 엄마가 모순이다.
엄마는 씩씩하고 활기가 넘치는데, 결혼 잘한
이모는 우울증에 빠져있다. 이것 또한 모순이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는 그녀를 바라보는 두 명의 남자가
있다. 이모부 같은 부유한 남자와 자칫, 정말 자칫하면
아빠처럼 될 수 있는 가난한 남자 말이다.
이 모든 것이 주인공이 맞닥드리는 모순이다.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 이 작품도 <82년생 김지영>
처럼 여성스러운 필체로 조용히 시작했다 조용히 끝나는데
참 재미있다. 소설에 푹 빠지게 된다. 쫓아오는 살인마도
없고 막장 요소도 단 한가지 없는데 눈을 뗄 수 없다.
차분하고 조용한데 결국엔 먹먹함을 주는 것이
한국소설이 특징인 것 같다. 앞서 말한데로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져서 그런 것 같다.
새해가 되면 이런저런 행사와 모임으로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어딘가가 휑하다.
이럴 때,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한국 소설 한 편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나와 교감할 수 있는 한국 소설을 또 하나
찾으러 돌아다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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